젊은 농부가 보트에 수확물을 싣고 강을 거슬러 오르고 있었다.
땀을 흘리며 노를 젓다 고개를 들자, 물안개 속에서 그의 보트를 향해 빠르게 다가오는 한 배가 보였다. 농부는 배를 피하기 위해 노를 저으며 다가오는 배를 향해 소리쳤다.
"방향을 바꿔요! 이러다 부딪히겠어!"
그러나 소용이 없었고, 두 배는 결국 충돌했다. 농부는 크게 화를 냈다.
"이 넓은 강에서 어떻게 하필 내 배에 부딪힐 수가 있어?"
그러나 상대의 배를 둘러본 농부는 그 배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아챘다.
그는 묶어놓은 밧줄이 풀려 하류로 흘러온 빈 배에 대고 소리를 지르고 있던 것이다.
불교의 지혜가 담긴 이 우화를 듣고 우리는, 진지해질 필요가 있다.
Key를 쥐고 있는 다른 사람이 있다고 믿을 때,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은 단 한 가지. 저
멍청하고 부주의한 키잡이에게 불운의 원인을 돌리는 것이다.
그런데 그 배가 비어 있음을 알게 된다면?
탓할 수 있는 희생양이 없는 우리는, 불운이 그저 운명의 장난이라는 사실에 되려 마음이 평안해진다.
우리는 언제나 빈 배에 대고 소리치고 있다.
그러나 당신의 불운을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.
당신의 일상을 한 번 살펴보자.
회사에서 항상 당신을 방해하는 동료.
그의 목표는 당신이 아니다. 누구에게나 성가신 존재다.
그 사람은 빈 배다.
출근 길 만났던 무지막지한 차의 운전자.
그의 목표 역시 당신이 아니다. 언제 어디서나 그런 사람이다.
그 역시 빈 차다.
지원서 양식이 잘못됐다며 당신의 대출을 거부한 양복쟁이 은행 직원.
그는 당신이 아니라 지원서를 봤을 뿐이다.
그 역시 빈 양복이다.
계산대에서 물건 하나를 빠트린 마트 직원.
온종일 계산을 하는 그녀에게는 실수일 뿐이다.
당신이 싫어서가 아니다.
그녀 역시 빈 봉투다.
당신이 가장 싫어하는 한 사람을 떠올려보자.
당신은 그 사람 생각만으로도 잠을 설칠 정도로 그 사람이 싫다.
그런데 그 사람도 오늘밤 당신 때문에 잠을 설칠까?
결코 그렇지 않다.
당신이 치를 떠는 그 사람은 오늘 밤도 편하게 눈을 감는다.
그렇다면...
누가 벌을 주고, 누가 벌을 받고 있는 것인가.
힘 빼지 말자.
누군가 우리를 실망시키는 이유는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
그가 본래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다.
이 진실을 명확히 아는 순간, 비로소 우리는 삶을 변화시킬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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